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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스크리닝] '썬더볼츠*' 우리가 기대하던 히어로의 귀환 ★★★

기사입력 2025-04-30 06:00

▶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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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는 사라졌지만 세상은 늘 위협받고 있다. 이에 전직 스파이, 암살자, 살인 청부 업자 등 마블의 별난 놈들은 하나도 뭉쳐 세계를 구하고자 한다. 과연 어딘가 별(*)난 이들은 절망적인 상황 속 세계를 구해내 어벤져스 대신 어둠을 밝힐 수 있을까.


▶ 비포스크리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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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더볼츠*'는 세계뿐 아니라 위기의 마블스튜디오(이하 마블)까지 구해내야 할 N번째 희망이다. 마블은 전성기 시절이었던 인피니티 사가(페이즈 1~3)를 거쳐 멀티버스 사가(페이즈 4~6)로 접어듬에 따라 전례 없는 하락세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 특히 페이즈5가 절망적이었다. 2023년에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더 마블스'를 선보였으나 이 중 절반 이상이 수 억 달러의 손해를 기록하며 디즈니에 막심한 피해를 끼쳤다. 이에 마블스튜디오는 '이터널스' '캡틴 마블' '앤트맨' 등 비인기 시리즈들의 속편 계획을 전면 취소하기도 했다.


다행히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라도 깨달은 디즈니에 변화가 찾아오며 분위기는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관객들이 작품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드라마의 세계관을 영화와 분리하는가 하면, 한 해 개봉하는 작품의 수도 대폭 줄였다. 한때 마블은 한 해 개봉하는 작품의 수를 8편(영화 4편, 드라마 4편)까지 늘리기도 했으나, 지금은 한 해 최대 네 편 개봉으로 기조를 바꿨다. 실제로 마블은 어질러진 세계관을 정리하고 선택과 집중을 위해 2024년 한 해 동안 '데드풀과 울버린' 단 한 편의 영화만을 선보이기도 했다.



디즈니의 변화는 곧장 매출에 영향을 끼쳤다. '데드풀과 울버린'은 2억 달러의 제작비로 전 세계적으로 무려 13억 달러를 벌어들이며 역대 R등급 영화 중 최고의 흥행 기록을 경신했고, 올해 첫 개봉작이었던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도 재촬영 등 여러 이슈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4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출격을 앞두고 있는 '썬더볼츠*'. 이번 프로젝트가 특히나 중요한 이유는 마블의 페이즈5를 닫는 작품이자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복귀작으로 유명한 '어벤져스: 둠스데이'가 속한 페이즈6로 가는 길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작품이기 때문. 마블의 현재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라 볼 수 있다. 마블의 새로운 마음가짐이 담긴 작품인 만큼, 과연 이번엔 팬들의 마음을 되돌리는 데 성공해 '어벤져스'까지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많은 영화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애프터스크리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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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합격점이다. 과거의 영광을 완벽히 되찾았다 말하긴 어렵지만, 우리가 염원하던 히어로의 모습은 제대로 담아냈다. 우리가 왜 10년 넘게 마블 작품을 사랑하고 열광했는지에 대한 정답도 함께 녹여져 있다.



최근 몇 작품 동안 마블 팬들이 공통적인 아쉬움으로 꼽았던 부분은 히어로에게 인간적인 면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 성장과 성장을 거듭한 끝에 모두의 영웅으로 등극한 아이언맨·캡틴아메리카 등과 달리, 최근의 마블 히어로들은 어떤 고뇌와 역경도 없이 먼치킨급 능력을 획득, 심지어 이를 장기자랑하듯 뽐내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낸 바 있다. 궁극의 이득을 위해 노력하기보단 자신의 강함에 취해 능력을 남발하는 모습은 팬들의 반감을 이끌어냈고, 몰입도마저 떨어지며 팬층은 점차 얕아지기 시작했다.


반면 '썬더볼츠*'는 이런 아쉬움을 완벽히 지워냈다. 이번엔 인간적이다 못해 역대 마블 영화 중 가장 감정적이다. 우선 품고 있는 고민들이 그렇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가족의 공백으로 인한 공허함을 지니고 있다. 마음의 심연 속에 묻어놨지만 주변의 말과 행동은 이 아픔이 문뜩문뜩 고개 들게 하고, 빌런 센트리/보이드는 빈 공간을 후벼파며 마음속 구멍을 끝도 없이 넓힌다. 이런 고뇌와 고민은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품을 수 있는 부분들. 누군 가족을 잃었기에, 누군 가족에게 비정했기에, 누군 가족과 이별했기에 이런 고민을 마음 한편에 품고 있을 수 있다. 아무리 판타지 세계 속 히어로라고 한들, 썬더볼츠의 고충이 우리네 고충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뜻이다. 이에 썬더볼츠 멤버들이 마치 우리와 같은 세상에 살고 있는 히어로라 느껴지며 깊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내면뿐 아니라 외면도 인간적이다. 썬더볼츠 멤버들은 능력부터 성격까지 모든 부분이 완벽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지 않은가. 오히려 이런 인간적인 부분이 오히려 동질감을 이끌어내며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나사가 하나씩 빠진 것 같다가도 옳은 일을 행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썬더볼츠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내며 이들의 선택을 응원하게 만드는 것이다. 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때 언더독(이길 가능성이 낮은 도전자)을 응원하고 이들이 승리할 때 더 큰 짜릿함을 느끼듯, 처음엔 오합지졸에 불과했던 썬더볼츠가 점차 어설프지만 히어로의 향기를 풍기는 모습은 풍성한 카타르시스를 안기며 앞으로 이들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궁금케 한다.



연출 역시 부족함이 없다.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은 CG를 최소화하고 리얼 액션에 힘을 실었는데, 이런 연출 스타일은 '썬더볼츠*'가 담고 있는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면을 돋보이게 하며 스토리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끔 했다. 연기의 경우 주인공 플로렌스 퓨와 센트리 역의 루이스 풀먼의 활약이 돋보인다. 감정 연기를 작품 속에 자연스레 녹여내는 게 쉽진 않았을 텐데, 너무 무겁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게 적절히 표현해 내며 중심이 흔들리지 않게끔 한다.


한편 '썬더볼츠*'에는 총 두 개의 쿠키가 있다. 모든 크레디트 올라간 뒤 나오는 두 번째 쿠키는 추후 작품에 대한 떡밥도 있으니 꼭 확인해 보길 추천한다.






iMBC 김종은 | 사진출처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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